Oh Jung-taek

 

오정택 작가는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리고 개인의 지각적 경험이 그러한 것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본다. 오정택 작가는 시지각을 예로 들며, 우리는 있는 그대로가 아닌 무의식적 추론과 복잡한 추상화 과정을 거쳐서 무엇을 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감각뿐만 아니라 생각과 신념도 받아들이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각각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정택 작가는 그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비표준 매뉴얼>이라는 맥락 아래 포용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볍고 재치 있는 이미지와 문자가 즉흥적으로 어우러져 낙서화가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1960-1988)를 연상시키는 <things have always been there>을 들여다 보면 ‘things have always been there but vague, invisible or swept away by other memories(그 자리에 계속 있었지만 애매모호하거나, 보이지 않거나, 다른 기억들에 의해 사라지게 된 것)’ 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문구는 <비표준 매뉴얼>전시의 작품들이 제작된 배경을 압축해서 표현한다. 오정택 작가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는 각 개인의 역사와 경험, 무의식적 추론 등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도출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각각의 경험에 따라 여러 양태로 변한 현상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이러한 관심의 이면에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는 실재에 대한 무의식적인 호기심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정택 작가는 그러한 철학적인 개념보다, 사람들 사이의 어긋나는 소통이 벌어지는 현상들의 세계에 천착한다. 따라서 그가 작품 속에 펼쳐놓은 상황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 이야기들이며, 이를 통해 오정택 작가의 작품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있게 된다. 이러한 공감의 측면이 오정택 작가의 작업이 가지는 가장 큰 의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오정택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시작으로 하여 생활 속에 생겨나는 철학적 의문들에 귀 기울이는, 진지하면서도 위트있는 작품들로 지속적으로 관람객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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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

오정택은 1972년생으로 홍익대학교 섬유미술과 학사를 졸업하고, 공예디자인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잡지 표지 그림을 그린 것을 계기로 어린이 그림책<단물고개>,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책>, <구멍>, 그리고 단행물<내 심장을 쏴라>, <통조림 공장 골목>의 일러스트와 잡지표지, 패션그래픽, 설치 일러스트 등의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현재 일러스트레이터 겸 패션 브랜드 Cy Choi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14, 15회 ‘noma’ 콩쿨 수상, 2009년 4회 ‘block international triennale in Ukraine’ 특별상을 수상했고, 2011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