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aithful Belief

임영주 개인전

April 8 2014 - April 20 2014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레스빠스71에서는 오는 4월 8일부터 20일까지 2014 YOUNG ARTIST COMPE에서 최종 합격자로 선정된 임영주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레스빠스71은 2014 YOUNG ARTIST COMPE를 시작으로, 매해 선정되는 만 35세 미만의 작가들에게 전시기회 및 홍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생존하는 철학자 중 가장 왕성한 담론을 펼치는 한 사람인 지젝은 자신의 저서 『믿음에 대하여On Belief』에서 현대인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믿음의 소유자들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동시대의 한국인들은 이성중심적 사고가 만연한 서구화된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어떤 방식으로든 믿음을 소유한다. 임영주의 작업은 좁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누구나가 가지는 믿음에 대한 관찰을 한국 고유의 소재를 통해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넓은 관점에서는, 현실 사회 속에 존재하는 그러한 믿음의 실체를 끈기 있게 추적하고, 그 소재를 우리 고유의 것에서 찾아 한국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확인시킨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임영주는 우리나라의 감생설화와 연관된 신목을 사생한 ‘신목’시리즈, 민간신앙의 흔적이 나타나는 대구의 아파트를 소재로 삼은 ‘아파트’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신목 시리즈는 감생설화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다. 감생설화는 남녀 간의 관계에 의하지 않고 어떤 사물에 감응됨으로서 아기를 잉태한다는 내용으로, 생명의 근원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임영주의 신목 페인팅은 감생설화와 관련 있는 신목 25그루-감응한 누군가가 아기를 잉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야기시키는-를 찾아가 현장에서 직접 그려내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임영주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관람자가 ‘믿음’에 대한 인간 본연의 잠재적인 차원에 관한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다.
작가가 주목하는 믿음은 일반적, 가시적 세계에 뿌리내린 비가시적 차원에 대한 확신과 연관된다. 아파트 시리즈는 대구시의 한 아파트단지에 얽힌 미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 아파트단지에 거주하게 되면 기혼여성의 임신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인데, 임영주는 이 미신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에 관심을 가진다. 이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면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사람들의 믿음은 순진하면서도 개인의 요구가 섞인 믿음이다. 임영주는 이러한 나약한 속성의 믿음이 우리들 모두 갖고 있는 소박하고 인간적인 본성이라고 본다. 임영주는 믿음을 모든 인간의 삶과 공존하는 것으로 대하며 ‘믿음’ 그 자체의 존재론적인 측면을 고찰하는 작업인 동시에 믿음을 가지기도 하고 배제하기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면하도록 이끈다.


임영주(1982-)는 믿음과 관련하여 파생되는 관계들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개인적이면서도 모든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일상적인 범주를 포함한다. 임영주는 믿음이라는 주제를 작품에 표면화시켜,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갖는 믿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영주가 이야기하는 믿음은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신뢰의 감각이다. 믿음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며 다른 누군가와 혹은 특정 대상과 맺는 모든 관계에서 존재한다. 임영주는 보이지 않지만 그러한 관계들을 움직이고 대상에 의미를 가져다주는 통속적인 믿음에 대한 관심을 화면에 담아낸다. 그리고 ‘통속적’인 성격을 지니는 믿음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애정어린 시선을 가진다. 임영주는 작품의 소재로, 모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동시에 우리 민족의 고유한 것인 토속신앙을 끌어들인다. 한국의 토속신앙은 임영주의 작품을 통해서 관람자를 ‘믿음’에 대한 사유로 이끄는 하나의 예술언어로서 등장하게 된다.
레스빠스71은 임영주의 작업을 전통과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모더니티의 구현 이라는 맥락에서 보고자 한다. 서구화된 이성 중심 사회로 나아오며 한국의 토속적인 문화는 타자로 치부되어 왔다. 이에 레스빠스71은 임영주의 작업을 소개하며, 모더니즘의 기조 아래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었던 한국 전통의 문화적 유산에 대한 복권을 제안한다. 임영주는 자신의 작업이 서사적 구조나 개연성을 지니는 것과 거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앞으로 임영주는 논리나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루며, 한국인 더 나아가 인류 보편의 근원적 속성에 대해 조명해 내는 의미 있는 탐색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작가약력

    ㄴ이ㅏ런ㅇ

    먼ㅇ리ㅏ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