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 Scenery

국대호 개인전

April 24 2015 - May 8 2015

국대호 작가는 사진과 회화매체를 통해 평면성과 재현의 문제, 관람자와 작가 그리고 작품 사이의 인식과 소통의 문제에 대해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국대호 작가의 주요한 시리즈 중 하나인, 초점이 흐린 사진과 유사한 화면을 보여주는 풍경화들로 구성된다. 신작을 포함한 15여점의 작품은 작가 특유의 선명한 색채와 초점 흐리기 화법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사진과 회화는 미술사에서 대립과 화해를 반복하며 상생해 왔다. 국대호 작가는 사진과 회화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는 한국의 대표 중견작가로, 사진과 회화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대호 작가는 자신이 직접 찍은 장소의 사진들을 캔버스 표면에 옮긴다. 사진을 그대로 묘사하는 기법을 사용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의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은 감상에 있어 작가의 정체성보다 ‘실제 있었음’에 대한 감각이 더 부각된다. 국대호 작가는 이러한 사진의 시각적 효과를 회화적 장치로 삼아 실재에 대한 감각을 이끌어 낸다. 한편, 국대호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작가 자신만의 체험으로서, 주관적인 면모를 지닌다. 이러한 주관적인 측면은 전통적인 회화에서 강조되어 온 측면이 있다. 국대호 작가는 이러한 주관적인 시각이 회화에 개입되어 작품 평면의 자율성을 해치길 원치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로 빛망울(보케Bokeh)현상이라고도 불리는, 초점을 흐리는 사진기법을 끌어 들인다. 감상자들은 초점이 흐려진 화면에서 풍경의 세세한 특징들보다는 풍경 전체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다른 장치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풍경이라는 점이다. 국대호 작가의 작품에 나타난 풍경은 행인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 흐릿한 화면을 보여줌으로서 몰개성화되고 익명성을 띤 장면이 된다. 이 익명성을 띤 화면은 관람자들 사이, 관람자와 작가가 보는 풍경의 접점을 이루어 낸다. 익명적인 풍경은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을 희석시키고 풍경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의 중간지점을 만들어내는 매개가 되는 것이다.
만약 국대호 작가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도로의 차들이나 고층 건물의 불빛 등을 통해 도시인들의 감정을 담아내고 표현하려 했다면, 작품은 작가의 일방적인 목소리를 내는 화면으로 굳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국대호 작가는 자신이 고안한 회화적 장치들로서 감상자와 작가의 동등한 위치를 지정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경험과 기억을 감상자와 공유하는 익명적인 풍경화라고 볼 수 있다. 작가의 주관성을 앞서 말한 예술적 장치들로서 희석한 화면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지고 관람자에게 귀 기울일 것이다.

     작가약력

    ㄴ이ㅏ런ㅇ

    먼ㅇ리ㅏㅓ